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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급속냉각 응축ㆍ매직 필터’ 적용…악취 민원도 ‘싹∼’

누리플랜 ‘백연ㆍ미세먼지 저감장치’ 인기 상한가…왜?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백연(白煙, white smoke)은 따뜻한 겨울철에 더 심해진다. 올 겨울은 한강이 13년 만에 얼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올만큼 포근하다. 그만큼 악취와 미세먼지, 분진 등 유해물질을 함유한 백연이 내뿜어지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경기 시흥시는 악취 개선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염색업체가 백연제거시설을 설치하면 설치비의 90%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2015년 1월 이후 설치한 유류 보일러에 대해 집진기를 의무 장착토록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세먼지는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핵심 민생문제”라며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도쿄시는 무백연 도시를 선포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처럼 대기환경 오염 문제 해결에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누리플랜(회장 이상우)은 6년 전부터 수십여억원을 들여 ‘백연 및 미세먼지 저감장치’ 개발에 몰두해왔다. 이상우 회장이 이끄는 누리플랜 기술팀은 뚝심있는 연구와 투자로 백연과 미세먼지를 한꺼번에 잡아주는 기술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호세코 부천공장에 설치된 누리플랜의 백연 및 미세먼지 저감장치.



◇ 물기 쏙 빼내 백연 잡아

누리플랜의 백연ㆍ미세먼지 저감장치는 세계 최초로 ‘급속냉각 응축필터’와 ‘매직필터’ 기술을 적용했다. 백연은 공장에서 배출된 고온의 습한 공기가 저온의 외부 공기와 만나면서 그 일부가 응축(결로)돼 구름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급속냉각 응축필터는 응축된 물 입자를 저속으로 필터를 통과시켜 물기를 쏙 뺀 저습 공기만 배출시켜 백연을 잡는다. 응축필터로 보내지기 전 단계에선 ‘정전응집’을 통해 미세먼지와 악취를 줄여준다. 이는 입자상 매우 작은물질들을 이온화해 얇은 알루미늄판으로 끌어당겨 흡착하는 기술이다. 이상우 회장은 “기존 백연제거시설의 저감률이 평균 70%대인데 비해 누리플랜 제품은 95% 이상까지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누리플랜의 기술은 기존 상용화 기술인 열교환 방식, 전기집진 방식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열교환 방식은 탱크 안에 물이 지나가는 관(파이프)을 설치해 고온 습기의 온도를 낮춰 백연을 제거한다. 하지만 혹한기엔 물이 얼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내구성이 낮아 10년만 지나도 성능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전기로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다보니 유지관리 부담도 큰 편이다. 자석의 음극(-)과 양극(+)이 서로 붙는 힘을 이용해 습기를 잡는 전기집진 방식도 전력 사용이 많고, 설치비도 비싸다.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이에 비해 누리플랜의 저감장치는 내구성이 뛰어난 반영구 제품이다. 6개월∼1년마다 프리ㆍ응축필터를 청소하거나 교체해주면 된다. 백연 제거과정에서 발생한 응축수도 필터를 막지 않고 대부분 그대로 흘러내려간다. 이 회장은 “제품 설치도 간단하고 전기 사용량, 응축수 배출량이 적어 유지관리비를 훨씬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유니슨HKR 생산기지로…해외시장 공략

   
이상우 누리플랜 회장

누리플랜의 백연ㆍ미세먼지 저감장치는 최근 입소문을 타고 상한가다. 2018년 7월 한국호세코 부천공장에 처음 설치한 후 호평을 받으면서 계약 주문이 늘고 있다. 주물공정에 필요한 부자재를 생산하는 영국계 기업인 한국호세코는 백연과 악취 민원이 급증하자, 누리플랜 제품을 설치했고 민원이 사라졌다. 누리플랜은 한국호세코에 이어 최근 경산제지, 아세아시멘트 등 국내 제지 및 시멘트회사들과 잇달아 납품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한국제지연합회가 주관한 제4차 환경부서장회의에서 해당 기술을 발표해 극찬을 받았다.

제품의 대량 공급을 위한 생산라인과 R&D센터도 구축했다. 누리플랜은 지난해 8월 플랜트ㆍ건설 기자재 전문업체인 유니슨이테크를 인수해 유니슨HKR(공동대표 허재정, 이규홍)로 사명을 바꾸면서 사업구조도 교량ㆍ플랜트ㆍ환경 부문으로 재편했다. 충남 천안에 약 10만㎡ 공장부지를 보유한 유니슨HKR은 앞으로 백연ㆍ미세먼지 저감장치를 포함한 대기환경사업 제품군의 생산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누리플랜의 대기환경 제품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동식 백연저감장치’는 열배관 파열사고, 도로보수공사 현장 등에 투입돼 백연을 신속하게 제거해준다. 지난 2018년 12월 고양시 백석역 온수배관 파열사고를 계기로 이 제품을 찾는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지역난방공사, 서울에너지공사, GS파워, 전주페이퍼 등에 납품했다.

지난해 덕평골프장에 설치해 호평을 받은 ‘보일러용 미세먼지 집진장치’도 인기 제품이다. 전국적으로 3만여개에 달하는 유류 보일러가 타깃이다. 최근 유류 보일러업체인 ㈜부스터와 1차로 50대분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백연 및 미세먼지와 관련된 대기환경사업에 주력해 보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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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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