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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신기술] 누리플랜 ‘도로용 안개저감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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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3-07 06:10:22   폰트크기 변경      
안개소산장치로 가시거리 100m이상 확보… 경제성 ‘굿’

방무벽 설치비용 기존의 절반

김제 공덕대교ㆍ군산 청하대교

세종 월산교 설치… 효과 입증


누리플랜이 개발한 ‘도로용 안개저감 시스템’. 건조공기와 음이온 응결핵을 분사하여 안개 입자의 응집ㆍ침강ㆍ건조를 유도한다. /사진: 누리플랜 제공


[e대한경제=이계풍 기자] # 2017년 11월 세종시 연기면 소재 월산교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진행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안개 저감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자리였다. 장치 4대의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총 길이 390m의 교량을 뒤덮고 있던 짙은 안개는 불과 5분여 만에 사라졌다.

해당 장치는 누리플랜(회장 이상우)이 개발한 ‘시정확보를 위한 도로용 안개피해방지 시스템’으로, 최근 국토교통부의 교통신기술(제55호)로 지정됐다.

DL이앤씨(대표 마창민), 한국종합기술(대표 이상민), 삼안(대표 최동식), 평화엔지니어링(대표 권선준) 등과 공동 개발한 신기술은 ‘안개 저감시스템(제10-1191874)’, ‘유에스엔을 이용한 안개 저감 시스템(제10-1215145호), ‘능동형 안개 저감 시스템(제10-1387710호)’ 등 누리플랜이 보유한 3개의 특허를 집대성한 것이다.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기상요소 중 가장 위험한 것은 단연 안개다. 눈ㆍ비 등에 비해 사고 발생건수는 적지만, 일단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교통사고 발생현황(2015년)’에 따르면 안개 낀 날 교통사고 치사율은 9.8%(사고 428건 중 42명 사망)로, 흐림(3.8%), 눈ㆍ비(2.7%), 맑음(2.2%) 등 다른 기상요소의 2∼4배를 넘었다.

특히, 안개는 다중 추돌사고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15년 2월 발생한 영종대교 사고에서는 무려 106중 추돌이 일어나 75명(사망 2명, 부상 73명)의 사상자를 냈다.

교통당국은 점멸등, 도로전광표지(VMS) 등 시인성 증진 장치에 더해 안개를 감소시키는 방무벽까지 설치하고 있지만, 뚜렷한 사고 예방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작은 안개 입자를 서로 뭉치게 하여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방무벽은 해무나 산안개에는 어느 정도 효과적이긴 하지만,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생성되는 복사안개에는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한다.

누리플랜의 신기술은 이러한 기존 안개 저감장치의 한계를 보완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신기술의 핵심은 ‘안개소산장치’다. 송풍기ㆍ음이온발생기ㆍ열풍기ㆍ이중결로필터 등으로 구성된 안개소산장치는 1대당 최대 50m의 안개를 감쪽같이 없앤다. 열풍기와 음이온발생기에서 각각 건조공기, 음이온 응결핵을 분사해 공기 중 안개 입자의 응집을 유도한다. 응집된 안개 입자는 무게를 못이겨 침강되거나, 건조공기에 의해 증발되는 식이다. 동시에 이중결로필터는 송풍기로 빨아들인 안개입자를 결로시켜 침강을 유도한다.

또한, 신기술에는 ‘가시거리 측정장치’도 적용됐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취합한 영상을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분석, 도로의 실제 가시거리를 나타내는 장치다. 만약 가시거리가 일정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안개소산장치를 즉각 가동하여 가시거리를 100m 이상으로 확보한다.

신기술은 경제성도 뛰어나다. 연장 250m 도로 기준 방무벽은 약 5억1000만원(조달청 예가기준)의 설치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신기술은 절반 가격(2억7000만원ㆍ5대)에 더 우수한 안개 저감 효과를 낸다.

신기술은 전북 김제시 공덕대교와 전북 군산시 청하대교, 세종시 연기면 월산교 등 3곳에 설치되어 그 효과를 입증했다.

누리플랜 관계자는 “국내에 상습적으로 안개가 낀 도로는 고속도로ㆍ국도ㆍ지방도를 포함해 총 1500㎞에 이른다. 특히 강원ㆍ전남 지역은 시정거리가 250m 이하이면서 안개 일수가 30일 이상인 구간이 상당하다”며, “안개상습구간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기술 적용을 늘려나가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누리플랜은 지난 2016년 스페인 정부에서 진행한 안개저감기술 국제입찰에 참여했으며, 2017년에는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안개저감장치의 수출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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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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